혹시 독도에 가본 적 있으신가요? 한반도 동쪽 끝에 위치한 독도는 천연기념물 제 336호로 지정돼 있는데요. 해산물과 천연가스가 풍부해 자원의 보고로 여겨지는 섬입니다. 나아가 타국으로부터 나라를 수호하는 국토방위의 의미도 갖는 곳이죠.
이번에 찾아간 <수원 광교박물관>은 이러한 뜻을 기리기 위해 독도박물관과 함께 ‘한국인의 얼, 독도에 심다’라는 공동기획전을 진행 중인데요. 잠시 잊었던 독도의 정신을 상기시켜주는 유익한 전시입니다. 지금부터 독도에 숨겨진 우리의 얼을 찾으러 함께 가보실까요?
■ 국토방위 이상 무! 독도의 초소와 관측장비를 엿볼 수 있는 동도 전시관
수원 광교박물관의 독도기획전을 100% 만끽하려면 먼저 팜플렛을 챙기셔야 합니다. 이 종이에는 독도로 향하는 길이 지도로 표시돼 있는데요. 관람객들은 그림을 따라가며 마치 실제로 해안길을 건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죠. 뿐만 아니라 팜플렛에는 독도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호국정신의 의미가 상세하게 기록됐는데요. 본격적으로 전시를 관람하기 전, 독도에 대한 이해도를 쑥쑥 올릴 수 있었습니다.
먼저 둘러본 곳은 동도입니다. 과거 독도의용수비대의 주둔지로 활용됐던 섬인데요. 지금도 독도경비대 초소, 등대, 선착장 등 핵심 시설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전시관은 이러한 동도의 모습을 거대한 파노라마로 표현했죠. 영상은 푸른 바다의 아름다움과 섬의 고결한 자태를 잘 나타내고 있었는데요. 머나먼 곳이지만 한번 찾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노라마 옆에는 동도의 접안시설들이 전시됐습니다. 접안시설이란 대한민국이 독도를 행정적으로 지배하고 있음을 알리는 안내판이나 조형물인데요. ‘대한민국 동쪽 땅끝’ 등이 적혀 있어 관람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도로명주소 표지판에는 독도를 수호하는 데 큰 공을 세운 분들의 이름이 쓰여져 더욱 뜻깊었는데요. 우산국을 한반도에 편입한 신라의 정치가, 이사부도 등재돼 있었습니다.
표지석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는데요. 검은 색의 위령비는 6.25 전쟁 당시 독도 폭격 사건으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동해안 어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설치됐다고 합니다. 저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마음 속으로 빌었습니다.
오른편에 놓인 푯돌은 한국산악회독도표석인데요. 한국산악회는 약 70년 전 처음으로 독도의 지리를 조사하고 ‘한국땅’이라고 적힌 비석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들의 업적이 자랑스럽게 느껴졌죠.
이번에는 독도를 관측하는 장비들을 살펴봤습니다. 각각 다른 기능이 탑재된 기기들인데요. KBS 독도 파노라마 카메라는 독도를 실시간 영상으로 촬영해 전세계로 송출하고 있습니다. 또 무인 환경방사선감시기는 생활반경 내의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죠. ‘DOKDO STATION’은 지진을 사전에 감지해 시민들이 안전지역으로 빠르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입니다.
동도의 상징인 ‘독도 등대’입니다. 등대에는 지금도 관리인이 상주하고 계시는데요. 항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외적이 불법으로 침입하지 않도록 감시하신다고 합니다.
왼쪽에 놓인 국기게양대에는 경고의 뜻이 담겼는데요. 방향이 바깥쪽으로 향해 있어 타국의 선박이 해안가에 접할 때 태극기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독도의 모든 것에 뜻깊은 의미들이 숨겨져 있었죠.
■ 독도는 우리땅! 서도 전시관에서 만나는 ‘독도 지킴이’들의 생애
이제 서도를 둘러볼 차례입니다. 독도에서 조업 활동을 하는 어부들은 서도의 숙박 시설을 생활 공간으로 활용해 왔는데요. 몇십 년간 섬을 터전으로 삼은 그들을 사람들은 ‘독도 지킴이’로 부르죠. 특히 최초로 독도에 주민으로 등록한 고 최종덕 님과, 독도 수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고 김성도 님이 잘 알려졌는데요. 그분들의 피땀어린 업적을 상기시킬 수 있었습니다.
서도에도 접안시설이 있는데요. 이곳의 표시판에는 안용복 선생의 이름이 쓰여졌습니다. 조선 후기의 어부이자 최초의 민간외교가로 잘 알려진 분이죠. 그가 홀로 일본으로 찾아가 울릉도가 조선의 땅임을 밝히고 외교 문서를 전달했다는 수업 시간의 가르침이 떠올랐는데요. 신분의 고하를 초월해 당당히 일본의 사과를 받고 돌아왔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게 여겨졌습니다.
[독도경찰 위령비의 문구를 읽어보는 모습]
마지막으로 독도경찰위령비를 살펴봤습니다. 비석에는 1954년 순직한 허학도 경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요. 이외에도 김영열 경사, 이이출 경장, 김영수 상경, 주재원 경위, 권오관 수경까지, 많은 분들이 독도를 지켰다는 사실이 기록됐습니다. 공간이 협소해 비석으로 세워지지 못한 이상기 경위도 안내판에 문구로 쓰여졌는데요. 이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 것이겠죠.
전시관 출구에는 독도경비대에게 엽서를 보낼 수 있는 빨간 우체통이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한 글자씩 감사의 마음을 눌러담아 편지를 썼는데요.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 독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을 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기획전을 모두 돌아보니 수많은 분들께서 ‘독도 지킴이’로 활동하셨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 저도 그들처럼 한 명의 민간 외교관으로서 작게나마 독도 수호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수원 광교박물관에서 독도 기획전을 관람하시고 독도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수원 광교박물관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