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거리나 건물을 자세히 보면 다양한 사연과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그 중 오늘 소개할 수원 지동에 위치한 ‘유상박물관’이 바로 대표적인 건물인데요. 수원에서 태어나 자란 저 또한 팔달문과 지동시장 사이에 있는 방문자 센터로 알고 있던 유상박물관. 작지만 알찬 정보를 제공하는 유상박물관을 소개합니다.
유상박물관은 팔달문에서 지동시장 가는 길에 있는 작은 박물관입니다. 1층은 방문자센터와 화장실이 있고, 2층에는 과거에 사용하던 동전, 상인과 관련된 전시물이 있는데요. 작은 규모이다 보니 10분 정도면 전시물을 다 볼 수 있지만, 유상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기 때문에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상박물관의 주제인 유상이 어떤 의미인지 아시나요? 조선시대의 수원은 저수지와 하천 주변에 버드나무가 많아 ‘유경’이라 불렸는데요. 때문에 수원의 상인을 유경상인 또는 유상이라 했습니다.
유상은 일반 상인들이 아닌 전국 각처에서 모인 선비들로 이뤄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수원을 상업과 경제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고자 했던 정조대왕의 뜻에 공감한 선비들이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인 것인데요. 현재의 수원이 발달된 시장을 많이 보유한 이유, 이제 아시겠죠?
유상박물관에는 현재의 유상, 즉 팔달문 시장의 주인공인 상인들과 관련된 전시물이 눈길을 끕니다. 장사를 하면서 아들을 권투선수로 키운 어머니 이야기, 권투선수 아들의 헤드기어와 복싱글러브, 50년간 한복을 만드신 ‘수원주단’ 할머니의 이야기와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평소 지나치며 봤던 분들을 박물관에서 보니 새롭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중앙의 원형 진열대에는 팔달문 시장의 또 다른 상인과 그들의 사연을 미니어처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수원 팔달문 시장의 대표 맛집 ‘용성통닭’ 사장님의 인생역전 이야기도 전시되어 있는데요. 평소 자주 다니던 가게와 사장님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조선시대 동전과 현재의 동전 등도 볼 수 있는데요. 조선시대에 사용된 엽전과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구형 10원, 50원 동전도 만날 수 있답니다.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주판도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요. 한때에는 주산학원이 크게 유행할 정도로 사용 빈도가 높았지만, 계산기가 보급되면서 자주 접하기 힘든 물건이 되었죠.
유상박물관에는 오디오/비디오 가이드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 정도면 작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고 할 수 있겠죠? 오디오/비디오 가이드는 △정조, 대동세상을 꿈꾸다 △정조, 팔달문 시장을 만들다 △상인이 된 선비 유상 △왕이 만드는 시장 팔달문 시장 등 총 4가지 주제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답니다!
유상박물관을 나오면 차없는 거리 중앙에는 지나가는 이들과 술 한잔 기울이자는 듯 한 정조대왕의 동상이 있는데요.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었던 정조대왕, 과거의 유상과 현재의 유상. 그들과 관련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작지만 알찬 박물관인 유상박물관을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