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가곡 ‘보리밭’의 노랫말처럼, 5~6월은 황금빛으로 변하는 보리밭 사잇길로 휘파람을 불면서 산책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보리밭 풍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고창까지 다녀와야 할 것 같지만, 수원 도심 한복판에도 산책하기 좋은 청보리밭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도심 속 작은 들판, 하지만 그 곳에는 소소한 산책을 즐기며 도심 속 여유를 찾는 수원 시민들이 있었답니다. 오늘은 멀리 가지 않고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청보리밭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청보리밭>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301번지 일대에 있습니다. 버스를 이용한다면 만석공원, 정자초등학교, 벽산아파트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되는데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청보리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청보리밭이 펼쳐진 정자동 301번지 일대에는 몇 년 전만 해도 각종 화원과 비닐하우스, 식당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 후 이 곳을 완전히 정리하고 약 2천여 평 규모의 도심 속 자연공원으로 조성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청보리밭은 수원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휴식공원인 듯 했습니다. 제가 청보리밭을 찾았을 때에도 휴식을 즐기는 분보다 공원을 지나쳐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바람이 불자 청보리가 흔들리면서 물결처럼 넘실대는 모습은 무척이나 장관이었습니다. 파도치는 청보리밭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는데요. 해질 무렵 찾은 청보리밭은 일상에 지친 수원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기에 적합해 보였습니다. 이번 주에는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가볍게 청보리밭을 산책해 보는 건 어떨까요?
청보리밭 근처를 지나가는 정자동 주민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정자동에서 수 년간 살았지만 도심 속에 이런 자연공원이 조성돼 있는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청보리밭이 수원 시민들에게 좋은 힐링 장소가 될 것 같다며 이런 장소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청보리밭 건너편에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벽화를 만날 수 있는데요. 청보리밭을 산책하며 힐링한 후에는 건너편 벽화를 구경하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자연 산책도 하고 아기자기한 벽화도 구경하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겠죠?
지금까지 수원시 정자동에 있는 청보리밭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푸르스름한 들판에서 이제는 황금빛으로 변한 청보리밭은 삭막한 도심 속에서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수원 시민들의 휴식 장소로 부족함이 없어 보였는데요. 일상에서 지친 걸음을 잠시 멈추고 황금물결이 이는 청보리밭을 보면서 잠깐의 휴식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