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갑갑할 때, 우리는 예술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를 찾곤 합니다. 예술작품 속에 담긴 다채로운 의미와 사유는 삶을 기쁘게 할 원동력이 되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그림에서 찾은 특별한 메시지를 들고 왔습니다. 바로 수원을 거점으로 활발하게 예술 활동을 펼쳐온 원로 미술인, 김학두 작가의 <김학두: 매 순간, 영원히 전(展)>인데요. 현실을 묘사하기보다는 상상의 세계와 낙원을 동경해온 그의 작품 세계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색채로 물들인 미술 전시회, <김학두: 매 순간, 영원히 전(展)>
김학두: 매 순간, 영원히 전(展)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1층 1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학두 작가의 삶과 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밝은 색채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보랏빛으로 물든 전시회장이 시선을 사로잡고, 작가 특유의 밝고 경쾌한 색채가 돋보였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물체의 색, 원근법, 구도 등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요. 1959년 완성된 ‘영원’에서도 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눈앞의 현실보다는 환상, 동경의 세계를 쫓고자 하는 그의 의도가 작품의 윤곽, 형태, 파동 치는 곡선에서 드러납니다.
[김학두 작가 전시 내부 전경]
김학두 작가는 오랫동안 미술교육자로 교편을 잡았습니다. 그와 동시에 예술가로서 지속적인 창작활동도 이어나갔는데요. 후학 양성에 힘쓰던 작가의 환경은 그가 특정 장르와 기법에 제한되지 않은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끈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가 말하는 그림이란 현실세계의 사물뿐 아니라, 작품이 그려지는 순간 작가의 내적 상태를 시각화한 결과를 의미하는데요. 실제로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상상력이 작품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리를 옮겨 김학두 작가의 후기 작품세계를 엿보았습니다. 1990년대 후반 작업에서 주목되는 소재는 매화, 소나무, 배롱나무, 새, 달 등으로, 해당 사물이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풍경이 작품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시기 이후 현재까지, 김학두 작가는 유사한 형태의 소재, 색채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데요. 소박하고 서정적인 일상의 자연을 작품에 담습니다. 또 작품 속 등장하는 사물들은 절대 혼자가 아닌데요. 여럿이 모여 외롭지 않은 정겨운 풍경을 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렇게 숨겨진 작가의 예쁜 의도가 작품을 더 아름답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 김학두 작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아카이브에서 느끼는 그의 자취!
이번 전시에서는 김학두 작가의 작품뿐 아니라, 그의 삶을 여러모로 조명하는 기록 자료 또한 마련되었습니다. 기록보관소를 뜻하는 아카이브에서 해당 전시가 펼쳐지는데요. 아카이브 내에는 작가의 유년 시절 사진부터, 낡은 수첩 메모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답니다. 박물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곳에서 김학두 작가의 삶의 자취를 따라가보는 것도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김학두 작가의 자취를 전시하는 아카이브 전경]
또 대표적인 미술교육자의 전시회인 만큼, 일제강점기부터 김학두 작가가 교육자로서 퇴임하던 시기까지 발행된 미술 교과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얕게나마 한국 근현대 미술교육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죠. 나아가 아카이브 한편에 자리한 이젤을 비롯한 미술 도구에서 김학두 작가의 업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매 순간, 영원히’는 ‘순간순간이 모여 영원이 된다’라는 작가의 낡은 노트에서 발견한 구절을 인용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순간에 영원이 있음을 작품에 담고 싶었던 작가의 철학을 잘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전시 내내 그가 상상하는 낙원 세계에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답니다. 여러분도 시간 나실 때 꼭 방문하셔서, 김학두 작가의 그림으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