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늦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엔 바깥공기가 제법 상쾌해 어디로든 나들이를 떠나고 싶어지는데요.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든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괜스레 마음이 들뜨곤 합니다. 하지만 절정기에 이른 단풍철에 섣불리 움직였다간 꽉 막힌 도로 때문에 고생하기 일쑤일 텐데요. 오늘은 멀리 나가지 않고도 가을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수원 인근 공원들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직접 돌아다니면서 고른 ‘산책하기 좋은 수원시 공원 Best 3’를 한번 알아보도록 할까요?
■ 탁 트인 호수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아름다운 수원시 대표 공원 <광교호수공원>
수원시 영통구 하동 일대에 자리하고 있는 <광교호수공원>은 옛 원천유원지가 위치했던 곳입니다. 수원에 오래 산 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봤을 만한 곳인데요. 저도 이곳에서 부모님과 함께 오리배를 타던 추억이 남아있습니다.
새롭게 탈바꿈한 광교호수공원은 자연친화적인 공원으로, 매년 약 300만 명이 찾는 장소로 거듭났습니다. 특히 호수를 둘러싼 산책로가 단풍 산책 명소로 유명한데요. 국내에선 일산호수공원과 산정호수 다음으로 손꼽힐 정도입니다. 그 외에도 ▲야경이 아름다운 어반레이 ▲신비한 물너미 ▲재미난 밭 ▲신대호수 먼섬숲 ▲커뮤니티 숲(다목적체험장 및 캠핑장) ▲행복한 들 ▲조용한 물숲과 향긋한 꽃섬 등 여러 테마의 공간들이 조성돼 있죠.
호수를 따라 달릴 수 있는 자전거도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러 나오는 시민들이 참 많은데요. 가을을 느끼며 달리다 보면 ‘생각하는 작은 도서관’ 부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이 도서관은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립니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벤치에 앉아 푸른 하늘 아래에서 책 한 권 읽고 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죠? 이곳에서는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도 행복하게 느껴진답니다.
광교호수공원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수변데크가 있기 때문입니다. 호수를 따라 설치된 수변데크에 뿌리내린 예쁜 꽃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이 꽃길을 거닐다 보면 몸도 마음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입니다. 걷는 도중 카페거리에서 식사나 커피를 즐기기 좋고, 어둑해진 뒤엔 광교호수에 비친 신도시의 야경이 마치 홍콩에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죠.
광교호수공원을 더 즐길 수 있는 팁을 알려드리자면, 호수공원 스탬프투어를 이용하는 것인데요. 공원 방문자센터에 비치된 스탬프 카드로 곳곳을 탐색하며 거닐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많은 추억이 됩니다.
※관련링크: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홈페이지
[광교호수공원 가는 길]
■ 사계절이 아름다운 공원 <서호공원>의 가을을 거닐어요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있는 <서호공원>은 서호천을 중심으로 조성된 공원입니다. 이곳은 봄철 벚꽃 명소로도 유명한데요. 가을에는 노란 은행나무길을 만나 볼 수 있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서호공원 초입부터 늘어선 은행나무 아래를 걷다 보면 가을의 풍경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죠. 제가 방문하기 며칠 전에는 비 때문에 은행잎이 많이 떨어져 아쉬웠는데요. 그럼에도 운치가 제법이었답니다.
오색 단풍이 너무도 화사하게 만발한 서호공원 둘레길은 걷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산책로입니다. 여기엔 노란 은행나무뿐만 아니라 알록달록한 단풍나무들이 사방에 있는데요. 멀리서 보니 한 편의 풍경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산책하는 내내 호숫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음의 평화를 얻어갈 수 있는, 진정 자연과 어우러진 공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호공원은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지역의 문화유산을 연결한 역사문화탐방로인 ‘경기옛길’ 중 하나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옛길을 찾아 새 길을 걷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삼남길’로 분류되는데요. 삼남길은 서울의 한양관문길부터 인덕원길, 모락산길, 서호천길, 중복들길, 화성효행길, 독산성길, 오나리길, 진위고을길, 오나리길로 이어지는 10길을 일컫습니다. 길마다 특색이 있어, 살면서 한번 쯤은 전부 걸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죠.
이 중 서호공원의 서호천길은 호수 위 백로의 군락이 특히 볼만한 길입니다. 저도 걷다가 백로와 왜가리를 보았는데요. 아쉽게도 너무 빨라서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대신에 호수 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를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서호공원 곳곳에는 운동기구와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삼남길을 거니는 것도 좋지만, 서호공원의 공간을 활용하여 운동하고 휴식을 누리는 기분도 꽤 괜찮았습니다. 또한, 서호공원 한편에는 자연생태학습장과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 수 있는데요.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 오기에 더 좋겠죠?
서호공원을 다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수원시 친환경 공유 자전거 모바이크가 보였습니다. 모바이크는 돈을 넣으면 정해진 시간만큼 탑승할 수 있는데요. 타고 가다가 멈추면 어디든 두고 갈 수 있는 새로운 탑승수단입니다. 아직 한 번도 타보지 못하신 분들이 있다면, 올가을이 끝나기 전에 노한 은행잎 위를 모바이크로 달려보시기 바랍니다.
[서호공원 가는 길]
■ 효원공원 안에서 만나는 중국식 전통정원 <월화원>의 가을풍경
<월화원>은 수원시 인계동 효원공원 안에 있는 중국식 전통정원입니다. 도심 속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색적인 곳인데요. 2003년10월 경기도와 광둥성의 우호교류 협약을 통해 2005년6월 15일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정원으로, 2006년 4월 17일에 문을 열었습니다. 크기만 6,026제곱미터이며 광둥성의 전통을 매우 잘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죠.
중국 고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월화원은 드라마와 영화에 여러 차례 등장해 더욱 유명해진 곳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알록달록한 단풍나무들과 어우러진 월화원은 눈길이 닿는 곳마다 포토존처럼 보였습니다.
월화원의 구조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광둥성에 있는 전통정원인 영남정원 양식과 흡사합니다. 건물 창문으로 바깥 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후원에 흙을 쌓아 만든 가산과 석조정원, 그리고 인공호수가 중국 전통문화와 건축양식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었죠. 정말로 중국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월화원 가는 길]
지금까지 수원에서 늦가을을 만끽할 만한 공원 3곳을 만나봤는데요. 이제 이 계절도 끝자락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아직 가을 산책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면, 가까운 수원시 공원들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