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친지들과의 윷놀이와 푸짐하게 차려진 잔칫상을 기대하는 분도 많으실 텐데요. 이번 설날에는 보다 특별한 추억을 남겨줄 한옥 체험장에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멀리 있는 전주, 경주로 내려가지 않아도 수원 가까이에서 고색창연한 빛깔을 자랑하는 한옥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바로, 화홍문 거리에 위치한 <매홀>이 그 주인공이죠.
매홀이라는 이름은 수원의 옛 명칭으로, ‘물이 많은 고을’이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다과와 숙박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옥 카페 ‘매홀’과 한옥 게스트하우스 ‘매홀재’로 나뉘어 있는데요. 가족들과 수원을 여행하는 중 잠시 들러 쉬기에도 좋고, 하룻밤 묵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이랍니다. 그러면 설 연휴 여행지로 딱인, 예스러운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한옥의 세계로 함께 가보실까요?
■ 꽃차와 함께 한옥의 정취를 느끼는 한옥 카페 <매홀>
먼저 발걸음을 옮긴 곳은 전통차의 향이 은은하게 흩뿌려져 있었던 한옥카페 매홀입니다. 현관의 조그마한 소나무 장식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줬는데요. 카페 내부를 보니 현대적인 감각도 더해져 시대에 맞는 한옥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잠시 매홀만의 분위기를 즐기다, 메리골드와 아마란스 차를 주문해 보았는데요. 사장님께서 직접 따라주시는 차가 꽁꽁 얼었던 몸을 풀어 주었습니다.
꽃차를 마시며 탁자에 놓인 공예품을 구경하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한 가지 귀띔해 주셨습니다. 종종 카페 내에서 다도와 보자기 공예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였는데요. 향기로운 차향과 더불어 진행되는 강좌를 듣기 위해 젊은 층들도 이곳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인 듯했습니다.
창호 밖에는 유려한 빛깔이 특징인 궁궐들이 보였는데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에서 가장 명소로 소문난 방화수류정이었습니다. 방화수류정은 조선시대 건축물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어 아름다웠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한껏 초록빛으로 물드는 등 자연을 품어내기도 하는데요. 그야말로 사시사철 아름다운 천년의 건물답죠? 옛 건축의 고결한 매력을 알아본 사람이 많은지, 종종 드라마 촬영지로 쓰이기도 합니다.
■ 도심 속에서 즐기는 한옥스테이, 게스트하우스 매홀재
차를 다 마시고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을 거닐자, 또 하나의 한옥이 보였습니다. 게스트하우스 매홀재였죠. 저는 숙박객이 아니었지만 잠시 입장이 가능한 한옥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 순간 널찍한 대청마루가 펼쳐졌는데요. 예로부터 사랑방 손님들이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는 장소였던 것처럼, 지금도 숙박객들끼리 교류하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옥 내부에는 따뜻한 온돌방도 있었습니다. 총 6개의 방들은 각각 수원팔경의 명칭을 이름으로 삼고 있는데요. 가장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서호낙조(西湖落照)방은 ‘서호공원 수면 위에 석양빛이 반사되어 황금빛으로 물드는 풍경’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창호 밖을 바라보니 낮에도 아름다운 궁궐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홍승자 사장님께서는 한옥스테이를 추천하시며 그 장점으로 “힐링을 맛보고, 행복을 꿈꾸며, 마침내 평안을 얻는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저처럼 매홀을 방문한 대학생들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돌아갔다고 하셨습니다. 도심과 오묘하게 어우러진 화성행궁 밑 한옥에서 다들 낭만적이고 따뜻한 경험을 얻은 것 같습니다.
한나절 동안 한옥 속을 거닐고 나니, 마치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예로부터 고유하게 지켜온 전통의 멋이 참으로 황홀했는데요. 이번에는 아쉽게도 매홀재에서 숙박하지는 못했지만, 다음엔 꼭 한옥스테이를 해보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설 연휴 국내 여행지를 찾고 있는 여러분들도 한옥카페이자 게스트하우스인 매홀로 낭만적인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매홀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