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령이라고 불리는 꽃을 아시나요? 가녀린 줄기와 꽃잎이 자꾸만 우리의 눈길을 끄는 꽃무릇, <상사화>입니다. 꽃무릇 혹은 상사화로 불리는 이 꽃은 잎을 덮은 다홍빛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수줍음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 같죠. 오늘은 만개한 상사화를 볼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수원과 가까운 분당중앙공원에 방문하시면 활짝 핀 상사화를 맘껏 구경하실 수 있답니다. 벌써부터 많은 분들의 가을나들이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 성남 시민들의 아늑한 휴식처, 분당중앙공원에 펼쳐진 <상사화>의 향연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분당에는 중앙공원이 있습니다. 1990년대 초 분당 신도시가 건설될 때 함께 조성된 시설인데요. 약 43만㎡의 규모이며, 주말이면 성남 시민들뿐만 아니라 서울, 수원, 용인, 광주 등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위해 방문하는 곳입니다. 중앙공원 안에 있는 수내동 전통가옥은 조선 시대 중산층의 주거형태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볼거리인데요. 문화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어 해설과 함께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요즈음 분당중앙공원의 주말은 더욱 붐빕니다. 상사화 군락지가 장관을 이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분당중앙공원 상사화 꽃밭은 공원 광장에서 야외음악당에 이르는 300m의 산책길 주변에 약 3,300㎡의 규모로 조성되었습니다. 이곳에 심은 상사화는 약 16만2000그루로, 매년 9월이 되면 절정을 이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상사화로 유명한 도시는 영광, 고창 등이 있는데요. 이제 멀리 가지 않아도 도심 근처에서 아름다운 상사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간절한 그리움이 담긴 상사화의 아름다움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눠요!
분당중앙공원 길 양쪽에 무수히 피어난 상사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꽃불이 난 듯한 착각이 듭니다. 상사화는 꽃에 비해 줄기가 가늘어 하나만 봤을 때는 가녀린 느낌도 드는데요. 반면에 군락을 이뤄 무리를 지은 상사화는 강렬한 인상을 주어, 색다른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한껏 꼿대를 올려 펼쳐내는 상사화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죠.
꽃무릇이 왜 상사화라고 불리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꽃무릇의 꽃은 초가을에 피지만 잎은 봄에 나와 여름철인 6~7월 사이 다 시들어버립니다. 그래서 꽃과 잎이 함께 만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요. 그래서 잎은 꽃을, 꽃은 잎을 서로 그리워한다는 애절한 사연을 담은 식물입니다. 이런 전설 때문인지, 붉은빛을 내뿜는 상사화의 모습에서 아련함이 묻어 나오는 듯했습니다.
[상사화가 만개한 분당중앙공원 전경]
상사화의 빛깔은 볼수록 신비로운 매력을 내뿜습니다. 주로 그늘에서 자라는 상사화는 응달에선 차분해 보이나 햇살이 비추면 보란 듯이 정열적으로 붉은빛을 토해냅니다. 마치 수탉의 화려한 벼슬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또 오전에 아침 이슬이 영롱하게 맺혀 있는 모습은 그렇게 청순할 수가 없답니다. 분당중앙공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상사화의 매력에 빠져 쉴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죠.
저 또한 붉은색의 상사화 물결에 마음을 빼앗겨, 한참 동안 그곳을 배회했는데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기도 하고, 허리를 숙여 낮은 자세로 올려보기도 하는 등, 만개한 상사화를 마음껏 구경했습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너른 상사화밭에서 즐겁게 지내는 사람들의 모습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꽃은 단순히 혼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힘이 있는 듯합니다.
지금까지 성남시 분당중앙공원과 그곳에서 만개한 특별한 주인공, 상사화를 소개해드렸습니다. 바쁜 도심 속 잠시 쉬어갈 시간이 필요하다면 분당중앙공원에 방문해보시는 것은 어떤가요? 멀리 가지 않아도, 추억의 한 자락을 남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름답게 만개한 상사화와 그보다 더 아름다운 주변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보시기 바랍니다!
[분당중앙공원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