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의 장,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은 매번 색다른 전시로 수원시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최근에는 <당신의 하루를 환영합니다>라는 미디어 융복합 동향전을 열어 세간의 화제가 됐는데요. 이 전시회는 디지털 네트워크 속 이미지를 습관적으로 소비하는 우리의 일상을 낯선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실력 있는 국내파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 속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 회화와 영상으로 디지털 세계 속 현대인의 군상을 들여다보다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전자 기기의 스크린을 바라보는 데 소비합니다. 네트워크 세계 속에서 일상적인 이야기나 사회적인 정보를 쉴 틈 없이 공유하죠. 이번 당신의 하루를 환영합니다 전시회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데요. 비유적인 시각 언어나 영상 매체를 통해 디지털 세계에 편입된 현대인이 어떠한 인식 체계, 감수성을 가졌는가를 고민합니다.
이 작품은 오택관 작가의 ‘프라운스페이스’입니다. 관람객이 직접 밀폐된 방 안에 실내화를 신고 들어가는 참여형 작품입니다. 마치 스크린에 빨려드는 듯한 압도적 스케일에 감탄이 나왔죠. 한편으로 24시간 스크린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다른 지점에서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색다른 작품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오택관 작가의 ‘그래픽쳐스-흔적-10년간’ 연작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었습니다. 작가는 아크릴을 칠한 나무판 여러 개를 전시 공간의 규모에 맞게 배치했는데요. 이는 대량 생산된 소재를 기하학적으로 결합하는 미니멀리스트의 방식을 차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2015년에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가 앞으로 어떤 기발한 작품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대목이었습니다.
■ 아트게임부터 놀이형 전시까지! 작가의 메시지를 다채롭게 읽을 수 있는 <당신의 하루를 환영합니다 展>
안가영 작가의 ‘헤르메스의 상자’는 아트게임 작품입니다. 관람객은 사이버스페이스로 비유되는 전시 공간 내부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매번의 판단에 따라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무사히 정보의 상자를 출구로 운송할 수 있을지 결정되죠. 우리의 행위가 작게나마 디지털 세계를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작가의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는데요. SNS의 ‘좋아요’ 버튼 누르기, 네트워크 메시지로 진행하는 카드 게임 등 흥미로우면서도 허를 찌르는 전시들이었습니다.
이번 당신의 하루를 환영합니다 전시회는 디지털 세계와 얽힌 현대인의 삶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보여줬는데요. 전시를 관람하며 스마트폰 사용부터 TV 시청까지 사소하게 느껴지는 제 행동을 반추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에서는 ‘재-분류 : 밤은 밤으로 이어진다’, ‘최정화, 잡화’, ‘나혜석 기념 홀’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으니 이번 주말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