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각'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한 작가가 있습니다. 바로 시각 예술가 권오상 작가가 그 주인공인데요. 현대미술사에 전례가 없을 만큼 탁월한 아이디어라는 미술계의 극찬을 받으며, 현재까지 찬란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권오상 작가와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가 만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들의 화려한 콜라보가 펼쳐진 곳은 바로 《OUR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 전시인데요. 저는 이들의 만남을 생생하게 목격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광교로 향했습니다.
■ 수원 전시회 《OUT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
수원시립미술관은 아트스페이스 광교의 개관 3주년을 기념하며 《OUR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 전시를 개최했습니다. 작가 권오상과 아워레이보(미술을 기반으로 공간의 구조와 연출 방식을 고민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의 협업 전시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무료로 개최된 이 전시는 2022년 2월 25일부터 5월 22일까지 진행됩니다.
《OUR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 전시의 특징은 권오상 작가의 대표작 35점과 아워레이보 그룹의 창의적인 연출이 더해졌다는 점입니다. 본 전시는 촬영 세트처럼 연출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세트는 총 9개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세트들은 ▲더 스컬프쳐 ▲데오드란트 타입 ▲더 플랫 ▲뉴 스트럭쳐 ▲릴리프 ▲모빌 6가지 작업 방식으로 구성되었는데요. 그 중 권오상 작가의 작업은 크게 ▲더 스컬프쳐 ▲데오드란트 타입 ▲더 플랫으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OUR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에서 만날 수 있는 그의 대표 조형 언어 3가지를 소개합니다.
■ 수원 전시회 《OUT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 ‘더 스컬프쳐’
《OUR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 전시에서 ‘더 스컬프쳐’의 방식으로 구성된 첫 번째 세트, S1 모터쇼 쇼케이스 현장입니다. 여기서 ‘더 스컬프쳐’ 방식이란 인터넷과 잡지에서 찾은 현대적인 사물을 전통적인 재료와 작업 방식으로 제작한 작품을 말합니다.
이 방식으로 제작된 <더 스컬프쳐 3, 2005-2015>, 그리고 <더 스컬프쳐 4, 2005-2015> 작품은 유명 슈퍼카인 엔초 페라리와 부가티 베이론을 본떴다고 하는데요. 표면이 다소 투박한 이 작품들은 까만 카펫 위에 전시함으로써, 슈퍼카를 현시대의 명품이라 불리는 사물로 보이도록 의도했다고 합니다.
■ 수원 전시회 《OUT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 ‘데오드란트 타입’
이어서 ‘데오드란트 타입’의 방식으로 구성된 두 번째, 세 번째 세트 S2~S3를 소개합니다. 데오드란트 타입이란 브론즈, 대리석 등 무거운 전통 재료 대신 가벼운 압축 스티로폼에 사진을 콜라주 방식으로 부착하여 제작한 사진 조각을 뜻합니다.
평면으로 입체를 구현하는 이 제작 방식은 현대미술사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그의 대표 시리즈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작품에 부착한 사진들은 모델의 전신을 촬영한 것인데요. 그 크기는 무려 실제 사람의 크기라고 합니다.
한편, 권오상 작가의 <루비 나이키 베이프>의 작품은 아워레이보의 화려한 조명 연출을 통해 색다르게 재탄생했는데요. 전통적인 조각상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작품들은, 마치 패션쇼의 한 장면처럼 보입니다.
세 번째 세트인 S3 또한 권오상 작가의 대표적인 사진 조각의 시리즈인 '데오드란트 타입'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작품 <리버>는 아워레이보가 제작한 아이소핑크(압축스티로폼) 받침대 위에 놓여 있는데요. 마치 카메라 셔텨 소리에 맞춰 찰나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델처럼 보이지 않나요? 구체적으로 정의를 내릴 수 없는 형태와 이미지가 섞인 이 작품은 사진의 2차원적 특징과 조각의 3차원적 특징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 수원 전시회 《OUT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 ‘더 플랫’
마지막으로 소개할 세트는 ‘더 플랫’의 방식으로 구성된 여섯 번째 세트, S6입니다. 더 플랫이란 잡지에서 오려낸 여러 가지 사물에 철사를 지지대 삼아 세운 뒤 다시 촬영한 평면 형태의 작업을 말합니다.
작가 권오상은 조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작은 종잇장이라도 공간을 차지하며 혼자 설 수 있다면 조각”이라고요. 조각에 대한 그의 신념을 담은 이 작품은 패션잡지에 등장하는 시계, 향수 등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했는데요. 이를 통해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조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전시 《OUR SET: 아워레이보X권오상》 관람 가이드 어떠셨나요? 여기서 잠깐! 관람 전 필수 체크 사항이 빠질 수 없겠죠? 입장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합니다.
전시가 진행되는 수원 아트스페이스 광교는 수원컨벤션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하며, 바로 맞은 편에는 광교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요. 이번 주말, 탁 트인 호수 전경과 색다른 전시를 만날 수 있는 아트스페이스 광교에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요?
[<아트스페이스 광교> 가는 길]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140 수원컨벤션센터 B1 (031-228-4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