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한산성>이 개봉하여 요즘 이 곳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병자호란 당시 삼전도 굴욕의 아픔을 간직한 남한산성은 지금은 주말이면 등산객과 관광객이 몰리는 경기도 광주의 주요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세계 문화유산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남한산성 한 자락에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시인의 기념관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님의 침묵’이라는 국민시를 남긴 시인이자, 일제에 끝까지 저항한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선생의 발자취와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만해 기념관>을 소개합니다.
■ ‘님의 침묵’과 ‘나룻배와 행인’ 만해 한용운을 만나다.
남한산성 남문 주차장 옆길로 약 100m를 오르다 보면 오른쪽에 얕은 언덕길이 보입니다. 언덕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만해 기념관>을 만날 수 있는데요. 입구에 우직한 필체로 적혀있는 ‘만해 한용운’이라는 한자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아담한 모양의 한옥 같기도 한 2층 건물은 전통 한옥 양식인 주삼포 양식을 현대 건축물에 접목한 보기 드문 건축 양식이라고 합니다.
만해 기념관은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월~2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합니다. 관람 요금은 성인 2천 원, 초, 중, 고 학생은 1천 원이며, 6세 이하 아동과 국가유공자, 남한산성 주민은 무료로 입장 가능합니다.
※관련 링크: 만해 기념관 홈페이지
전시관 계단에 올라 입구에 들어서면 ‘나룻배와 행인’과 ‘사랑의 존재’의 예쁜 시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래전 교과서에서 보았던 반가운 시를 가만히 서서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맞은편에는 ‘만해의 흉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 독립운동 정신과 불교 사상의 얼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만해 기념관>
문득 남한산성과 만해 한용운 선생과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남한산성은 위대한 호국정신의 산실이자 민족의 치열한 역사가 숨 쉬는 곳입니다. 남한산성 축성 당시에는 조선의 8도 승려들이 참여한 호국정신의 성지인데요. 이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선생을 기리는 만해 기념관을 세운 것입니다.
만해 기념관 1층 전시관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일대기와 그에 관련된 유물, 연구자료가 체계적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고 ‘님의 침묵’, ‘조선 불교 유신론’등의 저술을 통해 한용운 선생의 문학세계와 철학을 엿볼 수도 있습니다.
만해 기념관 내부에는 각종 독립운동 자료와 다양한 책과 논문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일제 강점기 동안 금서였던 서적을 포함해 만해가 평소에 즐겨 보아 손때가 묻은 책들과 우리나라 희귀본인 사랑의 증도, ‘님의 침묵’ 초간본과 100여 종의 판본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시집 ‘님의 침묵’과 약 600여 편의 논문까지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디자인과 서체로 출간된 수십 종의 ‘님의 침묵’ 판본이 전시되어 있는 책장 앞에서는 숙연한 느낌마저 들었는데요. 판본의 낡은 정도와 상태에서 세월의 흔적과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경건한 순간이었습니다.
■ 만해 기념관에서는 풍부한 연계 체험 활동도 즐길 수 있어요!
만해 기념관에서는 전시관 관람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활동도 즐길 수 있는데요. 시를 낭송하고 감상할 수 있는 코너와 더불어, 시화 족자와 시화 부채, 텀블러를 직접 만들어보는 활동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만해 한용운 선생과 함께 하는 역사여행’ 활동지를 함께 풀어볼 수도 있고, 만해 한용운 친필을 탁본하는 체험도 즐길 수 있습니다. 색다른 체험을 통해 역사를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인 것 같습니다!
전시관 외부 한쪽에는 아담한 조각공원까지 마련되어 있는데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족들과 나들이하기에 그만인 곳입니다. 남한산성에 방문하신다면 만해 기념관도 함께 둘러보시면 어떨까요? 색다른 추억을 남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만해 기념관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