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2월 25일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성대한 개막식 이후 스켈레톤, 쇼트트랙, 컬링 등의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어진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된 동계올림픽인데요. 온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성황리에 끝을 맺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지금에도 여전히 그 열기가 남아있을 정도인데요.
오늘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뜨거운 열기를 다시금 느끼고, 올림픽의 역사를 보다 자세히 이해하고자 수원 광교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수원 광교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근∙현대 올림픽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한국 스포츠 근대화의 아버지, 소강 민관식 선생의 컬렉션으로 다시 보는 올림픽 역사 속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 소강 민관식 선생의 컬렉션으로 다시 보는 올림픽 역사
수원 광교박물관 2층에 위치한 ‘소강 민관식실’에는 올림픽 근∙현대사를 한 눈에 훑을 수 있는 사료들로 가득합니다. 이곳의 사료들은 체육계와 오랜 기간 깊은 인연을 맺은 한국스포츠 근대화의 아버지 소강 민관식 선생이 기증한 것인데요. 민관식 선생께서는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 회장에 취임하여 1971년까지 한국체육계를 선도한 분입니다. 특히 1968년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겸했고, 무교동 체육회관과 태릉선수촌을 건립한 인물로 유명하죠. 그야말로 한국 스포츠계의 거물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는 평소 수집하길 좋아해 작은 종이 한 조각까지 보관할 정도로 수집광이었다고 합니다.
전시실 중앙에 늘어선 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을 보면 그의 수집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1984년 LA올림픽, 1972년 뮌헨 올림픽, 1988 서울 올림픽,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등의 마스코트 인형이 전시돼 있었는데요. 각 나라의 문화와 대회 특성에 맞춰 제작된 마스코트 인형이 정말 잘 보존돼 있었습니다. 저는 한국인이어서 그런지, 많은 마스코트 인형 중에서도 단연 88올림픽의 호돌이 호순이가 정겹고 사랑스러웠답니다.
수원 광교박물관 소강 민관식실에는 마스코트 인형뿐만 아니라 각 올림픽에서 사용된 성화봉도 전시돼 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성화봉의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는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인 88올림픽처럼, 평창 동계올림픽도 언젠가 추억이 될 것을 생각하니 왠지 모를 뭉클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 역대 올림픽 기념품 속에 담긴 역사를 훑다
수원 광교박물관 소강 민관식실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수많은 올림픽 기념품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우승 기념으로 수여 받은 청동투구 등 뜻 깊은 사료들이 많았는데요. 위의 청동투구는 지난 1986년 서독 올림픽위원회로부터 반환 받은 청동투구를 복제한 기념품으로, 88올림픽 우승자에게 수여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또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선보인 멕시코 전통모자 ‘솜브레로(Sombrero)’를 본뜬 기념품 등 다채로운 기념품들을 만나볼 수 있죠.
소강 민관식실 한편에는1964년 도쿄올림픽, 1968년 멕시코올림픽, 1972년 뮌헨올림픽,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1984년 LA올림픽 기념주화 등의 기념품을 한 데 모은 전시도 준비돼 있습니다. 당시의 시대상을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였는데요. 역대 올림픽의 발자취를 자세히 알 수 있어, 아이들이 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전시일 것으로 생각됐습니다.
아무래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생각하며 전시를 둘러보니,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기념품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된 제19회 동계올림픽에서 종합 14위를 기록했었는데요. 이 때 쇼트트랙 경기에 참가했던 김동성 선수가 심판의 오심으로 금메달을 놓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전국민이 함께 아쉬워했던 그 날을 떠올리며 천천히 기념품을 감상했습니다.
소강 민관식 선생의 컬렉션 중에는 역대 하계 올림픽 포스터를 활용한 장식용 가리개도 있었습니다. 수원 광교박물관에서는 이처럼 민관식 선생의 관점으로 새롭게 조합한 기념품들도 종종 만날 수 있는데요. 다양한 색채와 디자인이 어우러져 마치 거대한 예술작품처럼 다가왔습니다. 보존상태도 굉장히 좋아서 지난 올림픽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죠. 스포츠를 아끼고 사랑했던 민관식 선생이 수집품 하나하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 올림픽의 역사를 넘어, 수원 광교박물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이모저모
수원 광교박물관은 평창 동계올림픽 시즌에 맞춰 수원 스포츠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전시도 준비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전시를 따라가다 보면 1920년 결성된 수원청년구락부 역사부터 현재의 스토리까지 쭉 훑을 수 있는데요.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프로야구 제10구단, 수원 출신인 박지성 선수 등 여러 스포츠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답니다. 스포츠에 관심 많은 수원 시민이라면 꼭 한번 들러 관람해야 할 전시죠.
또한, 수원 광교박물관에서는 전시해설을 신청해 들을 수도 있습니다. 박물관 개관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해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죠. 이처럼 시민들이 보다 쉽게 전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요. 1층에는 어린이 체험실을 마련하여 만 36개월부터 9세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수묵 일러스트’, ‘자연과 놀아요’ 등 시민들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중이죠. 자세한 내용은 아래 수원 광교박물관 블로그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관련 링크: 수원 광교박물관 블로그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수원 광교박물관의 매력은 바로 편의시설입니다. 여러 편의시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카페테리아가 으뜸인데요. 시니어 바리스타들이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커피는 물론, 도넛과 가래떡까지 맛볼 수 있답니다. 이제 날이 점점 풀리고 있는데, 커피 한잔과 도넛을 들고 드넓게 펼쳐진 옥외 공원을 산책하면 참 좋겠지요?
수원 광교박물관은 기증자료 박물관답게 정말 많은 기증품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이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아이들과 함께 가도 좋은 체험학습 현장이었는데요. 특히 소강 민관식실의 올림픽 기념품은 한 사람이 다 수집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양이 방대했습니다. 올림픽의 역사와 스포츠의 역사까지 살펴볼 수 있는 전시였죠. 모처럼 대한민국 전국민에게 기쁨을 주었던 평창 동계올림픽의 열기를 이어가고 싶으시다면, 수원 광교박물관에서 올림픽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보시기 바랍니다.
[수원 광교박물관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