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폭폭…. 경쾌한 소리와 함께 떠나는 추억의 기차여행은 우리에게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맛있는 도시락을 먹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가을이 깊어가는 지금, 여러분께 이러한 레트로 감성을 느끼기 좋은 경기도 기차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바로 <고잔역 Station A 카페>, <일산 폐역전시관>, <의왕 철도박물관>이죠. 철도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을 살펴볼 수 있는 이곳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 경기도 기차여행 코스① 독특한 기차 구조가 인상적인 <고잔역 Station A 카페>
지하철 4호선 고잔역에서 신도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러자 평소에 흔히 볼 수 없는 디젤동 열차 2량이 설치돼 있었는데요. 알고 보니 안산시에서 선로 주변 유휴 공간을 이용해 만든 공방 및 카페였습니다. 달리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맛있는 커피와 공예 체험을 제공하고 있죠. 독특한 외관이 참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고잔역 Station A 카페에 입장하자 은은한 커피 향이 코를 자극했습니다. 코스모스가 만발한 야외를 바라보며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시면 마음의 평안을 되찾을 수 있을 듯했습니다. 맞은편의 공방에서 캔들, 석고 방향제, 한지 공예, 리본 공예 작품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심심한 틈이 없었죠. 직접 제작이나 구매도 가능해 더 좋았습니다.
고잔역 Station A 카페를 빠져나와 잠시 산책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곳에는 원래 수원~인천, 수인선 구간의 좁은 철로가 놓여 있었는데요. 1937년 개통돼 50여 년 간 운영되다, 차량 크기가 작은 협궤열차가 쇠락하면서 1995년 폐선됐다고 합니다. 이후 리모델링돼 지금은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로 변했습니다.
옛 추억을 생각하며 철로 위를 걸었습니다. 곳곳에는 낭만적인 글귀가 쓰인 동판이 놓여 있었습니다. 특히 “낡은 철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기억”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닿았죠. 수인선 철길은 더 이상 운영되지 않지만, 이곳에 남은 흔적들이 기차여행에 대한 소중한 추억들을 되살려주고 있었습니다.
[고잔역 Station A 카페 가는 법]
■ 경기도 기차여행 코스② 옛 일산역의 모습을 둘러볼 수 있는 <일산역 전시관>
일산, 하면 신도시를 떠올리는 분이 많을 텐데요. 아파트 단지 옆으로 눈을 돌리면 오래된 간이역 모습의 일산역 전시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932년 일제강점기 시기의 구 일산역을 리모델링한 박물관이죠. 당시의 역사를 오롯이 품고 있는 곳인 만큼, 2006년 등록문화재 제294호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일산역 전시관의 전신인 구 일산역은 경의선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경의선은 1906년 개통돼 용산과 신의주를 이었던 노선이었는데요. 그래서 고양시의 독립운동가들은 이곳을 주 활동지로 삼았다고 합니다. 역사驛舍 주변에서도 태극기, 독립운동 관련 현판을 볼 수 있었죠. 단순한 전시관이 아닌 선조들의 영령이 깃든 곳이라니, 저도 모르게 숙연해졌습니다.
일산역 전시관에 입장했습니다. 구 일산역이 독립운동의 거점이었음을 설명하는 사진과 작품들을 관람했습니다. 또한 트릭아트 속의 역사와 열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까지 찍을 수 있었는데요. 입구에는 느린 우체통이 있어 오늘의 전시 감상을 엽서에 적어 1년 뒤에 받아보는 체험도 가능했습니다. 소소한 재미가 있는 추억 여행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전시물들을 자세히 둘러봤습니다. 구 일산역이 운영됐던 일제강점기 시기에는 길이 3~4m의 딱딱한 기차표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 당시의 수동 개표기, 역무원 복장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었죠. 오늘날 카드 한 장으로 이뤄지는 간편한 교통 시스템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옛 간이역의 풍경을 둘러보고 싶으신 분들은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일산역 전시관 가는 법]
■ 경기도 기차여행 코스③ 다양한 기차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의왕 철도박물관>
의왕은 철도의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6,000여 점의 전시물을 보유하고 있는 철도박물관이 유명한데요. 야외 전시장과 철도문화전당 등 전시 공관이 다채롭게 마련돼 있어 늘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찾아가기도 간편해, 수원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의왕역 2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금방 도착할 수 있죠.
의왕 철도박물관에 입장하자 거대한 기차가 보였습니다. 바로1985년 국가원수 의전용으로 제작된 대통령 특별동차입니다. 등록문화재 제419호에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인정받는 열차인데요. 좌측에 경호 열차가 있어 더욱 멋지게 느껴졌죠. 2001년까지 운행되다2014년부터 전시되고 있는 이 구조물은 현재 외관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야외전시장에는 또 다른 멋진 열차들이 수없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미카형, 파시형 증기가관차, 수도권 전동차 등 그 종류도 다양했는데요.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974년8월 15일, 서울 경기권의 전철 개통과 동시에 일본에서 수입된 열차였습니다. 당시 시민들이 출퇴근 때 일상적으로 타고 다녔던 객차였던 만큼 익숙하게 느껴졌죠.
이번에는 의왕 철도박물관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이곳 철도문화전당은 2층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1층 중앙홀에서는 실제 운행됐던 파시형 증기기관차를 1/5 규모로 축소한 모형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포토존으로 활용해 지인들과 사진을 찍기 좋은 공간이었죠. 위층의 역사실, 차량실, 전기실, 시설실, 수송서비스실에서는 다양한 전시물을 둘러보며 철도의 역사, 문화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철도 열차 모형들이 달리는 디오라마 영상]
철도문화전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철도모형 디오라마실이었는데요. 비둘기호, 통일호, 전동열차 등 추억의 열차들이 KTX, 무궁화호, 새마을호와 함께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도슨트분의 상세한 설명과 함께 관람하자 우리나라 열차의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었죠. 해설은 평일 11:30, 14:00에 두 번, 주말과 공휴일은 11:30, 13:30, 15:30, 17:00에 네 번 제공되니 방문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의왕 철도박물관 가는 법]
지금까지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경기도 기차여행 코스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모두 기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을 혹하게 만들 만큼 다채로운 전시물들이 마련된 곳이었는데요. 날씨가 더 쌀쌀해지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