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며 역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역사와 힙합을 엮은 노래가 발표되고 음원 차트에서 순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역사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한 분들이 많은데요. 수원에도 역사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삼행시가 역사와 친해질 수 있는 <수원박물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수원은 예로부터 고인돌과 같은 오래된 선사 유적지가 있고 조선의 성곽문화인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곳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역사의 도시입니다. 이에 역사문화도시 수원을 알리기 위해 수원의 역사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수원박물관>이 2008년 10월 1일 개관했습니다. 수원 역사문화의 중심인 <수원박물관>은 수원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수원역사박물관’, 한국 서예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서예박물관’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 다양한 기획전이 열리는 <한국서예박물관>에서 한국 서예사를 만나보세요!
한국서예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전시전이 열리는데요. 삼행시가 방문한 날에는 특별기획전 <한국 여성 서예 문인화 대표작가 전>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작가선정위원회가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여성 작가 73명을 선정해 초대한 전시인데요. 한글 서예, 한문 서예, 문인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작가들의 멋진 글솜씨를 감상하러 가볼까요?
이번 특별기획전은 1층에서 열렸는데요. 한글 서예 26 작품, 한문 서예 23 작품, 문인화 24 작품이 전시되고 한국서예박물관 소장작품 여섯 점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서예는 3천 년간 이어온 동양 예술로, 동양의 독특한 필기도구인 붓, 먹, 벼루, 종이를 이용해 문자의 조형미를 표현하는 예술 활동인데요. 예로부터 붓, 먹, 벼루, 종이를 일컬어 서재에 반드시 갖춰야 할 보물이라는 뜻의 ‘문방사보’와 서재의 네 가지 친구라는 뜻의 ‘문방사우’라고 부를 정도로 서예를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게 여겼습니다.
서예는 단순히 문자를 예쁘게 쓰는 것이 아니라 문자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적인 표현활동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작품마다 작가들의 개성이 뚜렷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림을 보면 작가의 성향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서예 작품 역시 한 글자 한 글자에 작가의 성격이나 가치관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79점의 작품 모두 정말 다양하고 개성이 넘쳤습니다. 평소 서예 작품은 차분하고 딱딱할 것으로 생각했는데요. 생각과 달리 서예 작품과 문인화 작품 모두 색이 굉장히 다채로워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습니다.
바라 함경란 작가의 ‘허난설헌 시’ 작품인데요. 조선 중기의 여류 문인 허난설헌의 시를 모아 쓰고 중심에 허난설헌을 대표하는 연꽃을 그려 넣은 멋진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당 송현숙 작가의 ‘퇴계 이황 선생 독서시’입니다. 하단에는 퇴계 이황 선생의 시 한 구절을 적었는데요. 유명한 구절이라 서예 작품에서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옛 성인의 글에는 천고의 마음을 전했으니,
글을 읽는다 함이 쉽지 않음을 알았노라.
책 가운데서 성현을 대했으니,
허다한 그 말씀이 모두 나의 행할 일임을.
전시를 다 감상한 뒤 2층으로 올라가면 양옆으로 한국서예박물관과 수원역사박물관이 있는데요. 한국서예박물관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최초로 건립된 서예전문박물관으로 우리나라 서예사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주요 소장품으로는 영조와 정조의 어필을 비롯하여 송준길, 김수증, 박태유, 윤순, 이인상 등 조선 명필의 글씨가 있습니다.
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정조 어필인데요. 정조가 당시 과거 시험에 대한 폐습 개선을 강조하고 문체를 순화하도록 지적한 유시(諭示) 입니다. 유시는 백성을 타일러 가르치는 문서를 뜻하는데요. 폐단을 없애고자 한 정조의 마음이 담긴 서체는 필체가 활달하고 먹의 윤색이 화려해 사료뿐 아니라 서예 작품으로서의 가치도 높다고 합니다. 글 사이에 글자를 추가로 보충하여 쓴 부분도 있는데요. 작품을 통해 섬세하고도 적극적인 정조의 성품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필과 명필 외에도 다양한 서예사 속 작품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왼쪽은 벼루의 명품이라고 하는 ‘단계연’인데요. 중국 당나라 대에 광둥성 고요현의 ‘단계’라는 계곡에서 생산되어 단계연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벼루에 비해 크기가 매우 크며, 섬세하게 조각한 십장생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오른쪽은 우리나라의 사랑방을 재현해놓은 공간인데요. 선비들은 이러한 사랑방에서 경사를 읽거나 시문을 읊고 시화를 즐기면서 친우들과 담소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 수원의 유구한 역사와 현대의 역동적인 모습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 <수원역사박물관>
서예박물관의 맞은편에는 수원역사박물관이 있는데요. 수원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주제별로 나누어 역사뿐 아니라 발전하는 역동적인 수원의 모습까지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원역사박물관에서는 무문토기단지, 팔달문 동종, 박유명 초상, 정조어제어필 봉수당 축수 시, 일 원권 지폐, 수원의 인물 등 많은 유물 및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박물관 입구에는 문화해설사가 계시는데요.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감상하니 훨씬 재미있고 기억에도 많이 남았습니다.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은 분들은 문화해설사의 도움을 받으면 더 즐겁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60년대 수원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공간도 있는데요. 60년대부터 수원에서 운영하던 중앙극장과 ‘예쁘다 양장점’, 공중목욕탕, ‘화춘옥’ 등 60년대 실제 수원상점들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가운데에는 공중전화 박스도 있는데요. 수화기를 들면 옛 수원 상점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옛날 교복과 정장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단순히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박물관이 더욱 재미있어졌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인데요. 이번 기회에 가까운 <수원박물관>을 찾아 역사문화와 만나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동안 잘 몰랐던 역사와 친해질지도 모르니까요!
[수원박물관 찾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