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심곡천은 40대 이상의 부천시민에게는 '물길'이었고, 30대 이하의 시민에게는 '찻길'이었습니다. 하천 위를 콘크리트로 덮어 도로로 활용해 온 심곡천이 31년 만에 물이 흐르는 <심곡 시민의 강>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냇물 바닥을 흙바닥으로 만들어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된 <심곡 시민의 강>은 이제는 물고기가 헤엄치고 주변으로 왜가리도 날아다녀 부천시민들에게 한결 가까워진 자연을 선물하고 있답니다.
낮에는 더위에 지친 시민들의 땀을 식혀주고, 밤에는 멋진 조명 아래 버스킹이 열리는 부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한 <심곡 시민의 강>! 지금부터 그 현장을 함께 둘러보겠습니다.
<심곡 시민의 강>은 부천역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굴포천으로 이어지는 총 10km의 심곡천 중 소명여고 사거리부터 부천시보건소까지 약 1km 도심 구간이 <심곡 시민의 강>입니다. 올해 5월 5일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인 <심곡 시민의 강>은 벌써부터 부천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도심을 가로지르던 도로에서 자연하천으로 변신한 <심곡 시민의 강>
부천 구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던 심곡천은 1986년 하천 위를 콘크리트로 덮어 도로와 주차장으로 활용해왔습니다. 이후, 자연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옛 물길 복원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14년 부천시는 복개되었던 심곡천을 길이 950m, 폭 18.6m, 수심 25cm의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는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복원 공사는 지난 4월 마무리되어 5월 5일 어린이날에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는데요. 복원된 <심곡 시민의 강>은 서울 청계천처럼 부천 시민들에게 도심 속 휴식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심곡 시민의 강>은 시민들에게 도심 속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사실 외에도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된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데요. 먼저 <심곡 시민의 강>은 콘크리트로 바닥을 만든 인공 하천이 아닌 하천 본래의 흙바닥을 고수하여 모래가 퇴적되고 여울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도록 복원한 자연형 생태하천입니다. 부천시에서는 굴포하수처리장에서 생산되는 재이용수지만 깨꿋한 2급수를 하천으로 흘려 보내 깨끗한 생태 하천을 유지할 예정입니다. 또한, 하천을 막고 있던 콘크리트를 제거하면서 바람길이 확보되었는데요. 하천으로 부는 바람이 대기의 오염 지수도 낮추고 도심의 열섬 현상도 완화하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연하천인 만큼 <심곡 시민의 강>에는 붕어, 잉어, 갈겨니, 피라미, 미꾸라지가 노닐고, 왜가리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하천 양쪽에는 소나무, 이팝나무, 산철쭉, 조팝나무 등 나무 3만 8천 그루와 갈대, 물억새 같은 지피류 식물 11만 본이 자생하는데요. 그야말로 녹색 생태 탐방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조성하고 가꾸는 <심곡 시민의 강>
이곳이 ‘시민의 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시민들의 참여로 만드는 강이기 때문인데요. <심곡 시민의 강> 복원에 약 5천여 명의 시민들이 기부로 힘을 보탰습니다.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바닥돌과 타일을 깔았는데요. ‘심곡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시민 5천여 명이 참여해 만든 기부 그림타일 2만장이 설치돼 있습니다. 또한 기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더 아름다운 하천을 만들기 위해 생태하천 자문위원회, 심곡천을 사랑하는 모임, 원미초교 봉사단, 종교단체, 상인회 등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심곡 시민의 강>을 가꾸어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가꾸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만큼 시민의 강이라는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죠?
<심곡 시민의 강>에서는 부천 시민들의 마음이 담긴 ‘참여와 희망의 벽’, 부천의 문인을 기리는 6개의 다리도 만날 수 있고요. 심곡천 수변공간은 시점과 종점부에 폭포커튼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경관조명이 설치되어 야간산책의 운치를 더하는 가운데, 주말에는 버스킹 공연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31년만에 부천 시민들의 쉼터로 다시 돌아온 <심곡 시민의 강>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곧 하천 종점부 뒤 문화공연장이 오픈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이번 주말에는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심곡 시민의 강>을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