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짚 공예’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풀과 짚으로 만드는 민속 생활 도구와 공예품을 일컫는 말인데요.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빗자루부터 바구니, 조리, 망태기까지, 생각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종류의 풀짚 공예품이 우리 생활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렇게 풀과 짚을 이용한 민속 생활 도구와 공예품을 수집, 연구하고 관련 전시과 교육을 진행하는 곳이 있는데요. 오늘은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풀집 공예 박물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자연을 디자인하는 풀짚 공예 박물관
풀집 공예 박물관은 2006년 6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설립되었습니다. 설립자는 고대 농경사회부터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 때 사용하던 여러 가지 도구들이 구전 외에는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는데요. 이에 설립자가 전국의 장인을 찾아다니며 기술을 습득하고 공예품을 수집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자 풀짚 공예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공예품들이 먼저 반겨줍니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색감의 공예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풀짚 공예의 범위와 다양함의 폭이 굉장히 넓다고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공예품이라는 예술로 자리 잡아 가고 있지만 풀짚 공예는 인류 문화의 초기 단계부터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폭넓고 다양하게 진화해 왔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엿볼 수 있는 문화적, 역사적 흐름인데요. 실제로 풀짚공예 박물관에서 해외 풀짚 공예의 전시품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 전 세계가 소통하는 현실적인 공예 문화, 풀짚 공예.
풀짚 공예는 농업, 어업, 축산을 비롯한 생계는 물론이고 놀이와 신앙 그리고 기본적인 의식주와 밀접하게 자리 잡아 왔습니다.
다양한 소재의 풀과 짚을 엮어서 아름다운 장식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이렇게 천연 염색을 통해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바구니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화려한 꽃잎의 소재는 바로 옥수수 껍질이라고 하는데요. 자연으로부터 온 소재의 놀라운 변신,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가방, 액세서리, 신발, 옷 등 풀짚 공예로 만들 수 있는 공예품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에도 놀랐는데요. 무엇보다 전시품만 아니라면 지금도 당장 신거나 매거나 입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에 감탄했습니다. 각기 다른 소재 자체의 고유한 질감과 그것들이 서로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이 신비로웠습니다.
풀집 공예 박물관에서는 국내 공예품의 전시에 이어 해외의 다양한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나라마다 고유한 색과 멋이 공예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자랑합니다.
전시공간 한쪽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급한 풀짚 공예의 소재들이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각각 이름과 고유한 특성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풀과 짚을 그냥 엮어놓았을 뿐인데 그 자체로도 훌륭한 전시 효과를 줍니다.
■ 다양한 교육 연계 프로그램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풀짚 공예 박물관
풀짚 공예 박물관은 그 어떤 박물관보다 다양한 교육 연계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먼저 박물관에 방문하면 상시로 체험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으로 바구니 엮어보기, 멍석 말보기, 짚신 신어 보기, 지게 지어보기 등이 있습니다. 소소한 체험이지만 어린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며 풀짚에 대한 호기심을 높이기엔 그만입니다.
유료 프로그램으로는, 사전 예약을 하면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각각의 연령과 기호에 맞게 일일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예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2017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풀집아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풀짚 아트(PULZIP ART)로 놀고 상상하기’라는 주제로 10월까지 초등학생 3~6학년, 중학생을 대상으로 ‘동물모빌’이나 ‘계란 꾸러미’를 만드는 체험을 진행합니다.
풀집 공예 박물관 관람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하절기는 6시까지입니다. 자녀가 있는 가족이라면 자연에서 나는 풀과 짚을 이용해 만든 풀짚 공예문화를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조상들의 지혜와 솜씨를 물씬 느낄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이번 주말에는 온 가족이 함께 풀집 공예 박물관으로 나들이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풀짚공예박물관 찾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