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다 보면 응급처치가 필요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이 때 잘못된 상식으로 대처하다, 소소한 상처가 걷잡을 수 없이 덧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오늘은 화상을 입거나, 코피가 흐르거나, 칼에 베였을 때처럼 다양한 응급처치 상황에서의 올바른 대처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화상 응급처치에 소주, 된장, 감자가 괜찮을까?
집에서 생긴 화상에 대해 응급 처치를 하기 위해 소주를 들이붓는 경우가 있습니다. ‘알코올로 소독을 하는 것이니, 이 역할을 소주가 대신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는 잘못된 응급 처치 방법이며, 소주는 오히려 모세혈관을 확장 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심지어 상처부위에 염증을 유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민간요법으로 화상 입은 자리에 된장이나 치약을 바르고 감자, 오이, 돼지껍질을 붙이면 낫는다는 얘기도 있지만 모두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습니다. 화상으로 인해 손상된 피부로 된장이나 치약이 들어가게 되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화상의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화상 흉터가 생길 수 있습니다
① 뜨거우니 얼음으로 식힌다?
화기 제거에 얼음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얼음을 이용하거나 오랜 시간 사용 시 저체온증이 올 수 있고 통증이 심해질 수도 있으므로 삼가 해야 합니다. 얼음을 화상부위에 직접 대는 경우 동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하고, 가장 좋은 방법은 흐르는 물에 화상부위를 담가 20여분 화기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② 아무 피부연고나 바르면 좋다?
아무 피부연고라도 일단 발라두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화상 치료에 쓰는 연고는 따로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물집을 제거한 뒤 상처가 피부에 얼마나 깊이 들어갔느냐에 따라 연고를 선택해서 바릅니다. 가정 상비약 같은 일반적인 피부연고는 아무리 발라도 별다른 효과가 없습니다.
③ 옷이 피부에 달라 붙었다면?
화상 부위에 옷이 달라붙었을 경우에는 무리하게 떼어내지 않고 옷 주변부를 가위로 잘라내고, 물집이 생겼을 땐 일부러 벗기거나 터트리지 말고 병원을 찾아 의사의 판단에 따르는 게 중요합니다. 불필요한 물집 제거는 세균 감염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코피가 났을 땐 고개를 뒤로 젖히면 된다?
코피가 나면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은 코를 막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것인데 이것은 잘못된 처치로 주의 해야 합니다.
코피가 날 땐 가볍게 머리를 숙인 뒤 콧잔등의 말랑한 부분을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5-10분 눌러 줍니다. 머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를 취할 경우 피가 기도를 막을 수 있고, 삼킨 경우 위장에 부담을 주거나 구토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10분이 지나도 코피가 멎지 않았다면, 솜이나 깨끗한 천으로 콧구멍을 막고 콧잔등에 얼음주머니를 대줍니다. 만약 휴지를 사용해서 콧구멍을 막을 시, 점막이 헐고 이로 인해 더 작은 자극에도 반복적으로 코피가 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응급처치를 했는데도 코피가 30분 이상 멈추지 않을 땐 병원을 방문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칼에 베였을 때 응급처치 방법은?
칼에 베였을 때 놀라서 반사적으로 상처에 입을 대고 피를 빠는 건 위험하고 잘못된 행동입니다. 입속 세균이 상처에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지혈 할 때는 약솜보다는 멸균된 거즈를 대고 누릅니다. 솜을 상처에 댈 경우 미세한 섬유가 상처에 이물질로 남을 수가 있어 상처 치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비된 거즈가 없을 시 깨끗한 손수건으로 대체하고 상처부위는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지혈을 목적으로 상처에 분말형 약제나 연고(후시딘과 마데카솔 포함), 또는 기타 물질들을 바르거나 뿌리 는 것은 상처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지혈이 되고 나면 흐르는 수돗물에(혹은 식염수) 씻어내 묻어 있는 흙이나 기타 오염물질들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 생선가시가 걸렸을 때는 흰밥을 꿀꺽 삼키면 될까?
'생선가시가 걸렸을 때 흰밥을 꿀꺽 삼켜라', '떡을 먹어라' 등 가시를 제거하기 위한 민간요법을 한번쯤 들어 봤을 것입니다. 흰밥을 먹거나 떡을 먹어서 음식으로 가시를 내려 보내려는 행동은 무척 위험합니다.
음식물이 식도를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키거나 큰 상처로 번질 수 있기때문에 음식으로 가시를 내려보낸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밥을 먹는 것 외에 손을 억지로 집어넣어 가시를 빼려는 경우 도 있는데, 이럴 경우 가시로 인해 상처 난 식도에 손의 병균이 닿을 수 있어 2차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가시가 안으로 깊게 들어 갈 수 있기에 제거하겠다고 손을 넣는 행동은 삼가 해야 합니다.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여 이비인후과적 검진을 받고 이물을 제거하거나 이차적인 손상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면봉으로 후비면 될까?
수영하고 난 뒤 혹은 목욕 후 귀에 물이 들어가 잠시 귀가 멍해지거나 잘 들리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면봉으로 물을 제거하기 위해 후비는 경우가 있습니다. 귀를 무리하게 닦아내거나 후빌 경우 귓속에 상처를 만들고 세균감염이 생겨 염증을 일으킵니다. 물을 무리하게 제거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고 가볍게 흔들어주면 대부분 물이 빠지게 됩니다. 이렇게 한 후에도 귓속에 남아있는 소량의 물은 체온으로 인해 자연 증발하므로 될 수 있으면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① 귀에 벌레가 들어갔다면?
귀에 벌레가 들어가면 많은 경우 귀를 밝은 쪽으로 향하게 하거나 손전등을 귀 가운데에 비추어 벌레가 빛을 따라 나오도록 유도하라고 하는데, 이 역시 근거 없는 소리입니다. 벌레들은 보통 직진을 하기 때문에 귀 속의 작은 통로에서 가던 길을 돌아서기가 힘이 듭니다. 따라서 아주 작은 벌레가 아니라면, 불빛을 비추는 방법이 소용없거나 오히려 ‘불빛’이라는 자극 때문에 벌레가 더 깊숙이 들어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귀에 벌레가 들어간 경우 귀를 후벼서는 안 됩니다. 급할 경우 올리브유, 베이비 오일, 식용유 등 집안에서 구하기 쉽고 비교적 밀도가 높은 기름 성분을 귓속에 넣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벌레를 질식사 시킴과 동시에 배출을 용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집에서 자가치료로 벌레를 제거하려다가는 귀를 다칠 수 있고 벌레의 일부가 귓속에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제거해야 안전합니다.
② 귀에 장난감 총알이?
벌레를 제외한 물질 중 귀에 들어갈 가능성이 많은 것이 BB탄이라고 불리는 동그란 장난감 총알입니다. 장난으로 귀에 넣었다가 귓속 좁은 부위에 딱 걸리는 수가 많습니다. 한 번에 잘 빼지 못하고 자꾸 자극을 가할수록 외이도가 부어 제거가 어려워지므로 조금이라도 빨리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콩과 같은 식물성 물질이 오랜 시간 방치되면 부패되어 귓속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모기나 벌레에 물렸을 때는 침을 발라라?
우리 몸에서 가장 세균이 많은 곳이 손과 발바닥 그리고 입 안입니다. 침을 바르면 침의 수분이 증발되면서 일시적으로 가려운 증상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침 속에 있는 상재균이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켜 추가 감염 위험성을 높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모기에 물렸을 때는 이러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깨끗한 물에 씻어주거나 물파스 혹은 소독약을 사용하여 가볍게 상처부위에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강북삼성병원 아산OLED부속의원 강미진 교수
※기사 출처: 강북삼성병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