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기억하시나요? 12살 때 이미 60대의 외모를 가진 주인공은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과연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신체도 젊어지면 좋으련만, 우리의 신체는 어쩔 수 없이 노화되기 마련입니다. 그 중에서도 눈은 가장 빨리 노화가 진행되는 신체기관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강북삼성병원 안과 최철영 교수와 함께 백내장과 노안에 관련된 질환들을 알아보고, 그 치료법 또한 소개하려 합니다.
■ 가까운 사물이 잘 안 보인다면 ‘나도 혹시 노안일까?’ 의심
요즘은 노안이라 하면 나이보다 겉늙어 보이는 노안(老顔)을 떠올리기도 하나, 일반적으로는 ‘노안(老眼, Presbyopia)’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사물 혹은 글씨가 잘 안 보이는 증상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 노안은 여러 가지 원인 중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성력이 감소, 그 조절력이 떨어지는 것을 주로 의미합니다.
인간이 먼 곳에 있는 사물을 보다가 가까운 곳에 있는 사물을 보려면 눈의 굴절력이 변해야 합니다. 우리 눈의 구조에서는 수정체가 주로 굴절력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데요. 각막의 굴절력이나 안구의 길이는 변하지 않으므로 수정체가 눈의 그 형태를 바꾸어서 굴절력을 증가시켜 가까운 사물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죠. 그런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탄력을 잃으면서 수정체의 조절력이 감소됩니다. 그래서 점점 가까운 곳을 볼 때의 근거리 시력이 떨어지게 되는 건데요. 이러한 현상은 모든 사람에게 발생합니다.
물론, 노안은 개인에 따라 발생 속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간혹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 그리고 눈의 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원시가 있거나 이전에 과교정된 굴절수술을 받은 경우는 30대에도 노안의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보통은 40대 중반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노안 치료, 개인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대표적인 노안 증상은 근거리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노안이 올만한 나이가 되면 근거리 시력장애뿐 아니라, 시야가 흐려지는 증세가 간혹 동반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노안과 백내장을 혼동하기도 합니다.
사실 노안과 백내장은 발병 시기도 비슷하고 초기 증상도 유사해 서로 혼동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수정체의 조절력이 감소해 근거리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노안과 달리 백내장은 수정체 자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시력장애가 발생하는데요. 그래서 백내장은 사물이 뿌옇게 보이고 물체가 겹쳐 보이는 등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물론, 백내장도 노안과 같이 대개 눈의 노화에 따른 질환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개인에 따라서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발병하기도 하는데요. 최철영 교수는 “개인에 따라 노안은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며 “노안은 개인별 증상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 알맞게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 교수는 “노안은 환자의 눈의 상태 즉 각각의 평생 가지고 있던 굴절 상태에 따라 주된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즉 근시가 있는 경우는 노안 증상이 있더라도 안경을 벗으면 가까운 곳이 잘 보입니다, 즉, 무조건 백내장 수술과 노안을 함께 교정하는 노안 백내장 수술만이 모든 환자에서 능사는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또한 “일반 생활에서 특별한 시력적 불편함이 없는 경우 아주 초기의 백내장으로 미리 백내장 수술과 함께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하면 오히려 잘 보던 시력이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 대표적인 노안 질환, 백내장 치료법
그렇다면, 노안은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을까요? 노안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상태를 세심하고 정밀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노안은 개개인에 따라 증상과 치료 후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안을 치료할 때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비롯하여 각막, 동공의 크기, 근시 원시 등의 유무, 증상 정도, 생활습관, 희망 시력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데요. 치료 전에 세밀한 검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치료 혹은 수술 후 만족도가 매우 떨어질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체크한 다음에는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노안은 돋보기안경이나 다초점 안경 등의 시력 보조기구 착용으로 교정을 할 수도 있고 대상에 따라 라식이나 라섹 등을 응용한 레이저교정술, 다초점렌즈삽입술 등을 진행할 수 있는데요. 레이저교정술은 라식 · 라섹과 같은 방법으로 수술을 하되 자주 사용하지 않는 눈은 약간의 근시로 남겨둬 양안이 각각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보도록 하는 교정술입니다. 다초점렌즈삽입술은 일반적으로 백내장과 노안이 동시에 발병했을 때 많이 사용합니다. 백내장과 노안이 동시에 발병하면 혼탁해지고 근거리 조절 능력이 떨어진 수정체를 들어내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게 되는데요. 이때 환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타입의 인공수정체 렌즈를 선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 시 수정체를 제거하게 되면, 모든 경우 반드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여야만 시력이 회복되지만, 이때 삽입하게 되는 인공수정체의 특징에 따라 일반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여러 거리에 각각의 초점거리 특징을 가진 다초점 렌즈로 나뉘어지며, 후자의 형태를 노안 교정용 다초점 인공수정체라 합니다. 각각의 렌즈는 모두 서로 다른 특징과 장단점을 가지므로, 반드시 충분한 사전검사와 환자의 생활패턴에 알맞은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대게 한번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게 되면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평생 지니게 되고, 쉽게 바꿀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닙니다.
■ 최철영 교수가 알려주는 백내장 노안 수술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백내장 노안 수술은 다른 수술에 비해 비교적 보편화된 수술이다 보니 이와 관련된 많은 루머가 생기기도 합니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근거 없는 소문들은 노안을 가진 환자에게 치명적인데요. 최철영 교수는 백내장 노안 질환 환자에게 수술 전 ▲각각의 렌즈 특성을 이해할 것 ▲자신에게 맞는 렌즈를 신중히 선택할 것 ▲눈의 상태를 비롯한 건강상태를 정밀하게 검사할 것 ▲자신의 생활습관에 맞는 기대시력을 선택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위 네 가지 사항을 알고 있어야 수술의 결과와 만족감까지 좋다고 하니 백내장 노안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이를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다만 노화의 속도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조금씩 늦출 수 있는데요. 노안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안을 조금 늦추기 위해서는 물을 충분히 마셔서 노화를 예방하고 적당한 운동과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한 블루베리나 루테인 성분이 든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호박, 달걀 먹는 것도 노안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강북삼성병원의 믿을 수 있는 건강정보와 치료법을 통해 노년에도 건강한 눈을 유지하시길 바라며 다음번에도 유용한 정보를 가지고 찾아오겠습니다.
강북삼성병원 안과 최철영 교수
※기사 출처: 강북삼성병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