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처인구에는 이색적인 사찰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찾아간 와우정사인데요. 와우정사(臥牛精舍)는 부처님 불상이 소처럼 누워계시는 절이라는 의미를 띠고 있습니다. 약 8M의 황금색 부처님 머리 형상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죠. 불자들의 필수 순례 장소로 알려진 와우정사로 함께 가보실까요?
■ 황금색 부처님 머리 형상, 포대화상까지! 세계 각국의 불상을 만날 수 있는 용인 <와우정사>
와우정사는 1970년 실향민 출신인 해월 삼장법사가 부처님의 공덕으로 민족 화합을 이루기 위해 세운 절입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사찰이지만 현재 대한불교 열반종의 본산 역할을 하고 있죠. 국내보다 동남아시아에서 더 유명한 사찰이라 태국인 등 외국 관광객이 2배 이상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와우정사로 들어서자 어마어마하게 큰 부처님 머리(불두, 佛頭)가 보였습니다. 수많은 사찰을 다녔지만 이처럼 신비한 느낌은 처음이었는데요. 몸통이 없는 이유가 궁금해 두루 알아보니 당시 시주금이 부족해서였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머리로 생각만 하고 몸으로 실천하지 않는 자신을 반성하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는 재미난 설도 있습니다.
부처님 머리 앞에는 작은 불상들이 촘촘히 봉안됐습니다. 한국, 중국, 인도, 미얀마 등 세계 각국의 불상을 전시해 놓은 만불전이었습니다. 모두 합하면 약3,000개에 달하죠. 거대한 불두와 수많은 불상의 모임이 신비하고도 경이롭게 느껴졌습니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가자 금빛 포대화상이 보였습니다. 포대화상은 미륵보살의 화신으로 알려진 당나라 후기의 승려입니다. 뚱뚱한 뱃살에서 후덕함을 느낄 수 있듯, 당시 커다란 포대에 항상 과자 등의 먹을 것을 들고 다니며 아이들에게 나눠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계차(契此)라는 법명보다 포대화상이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립니다.
와우정사 경내에는 세계불교박물관이 있습니다. 입구에 이색적인 불상이 놓인 게 눈에 띄었는데요. 관람 시간은 주말과 공휴일 10시~16시이지만, 저는 평일에 찾아가 입장하지 못했습니다. 사찰에 방문하실 의향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와우정사> 열반전에서 세계 최대의 목불상 와불(臥佛)을 만나보세요
이제 누워있는 부처님, 와불을 만나기 위해 열반전에 갈 차례입니다. 열반전으로 향하는 길에는 이국적인 탑들이 세워져 있었는데요. ‘통일의 탑’이라고 알려진 이 탑들은 백두산, 히말라야 등 전 세계 불교 성지에서 가져온 돌로 구축됐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외국 사찰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죠.
열반전에 도착했습니다. 길이 12m, 높이 3m의 세계 최대 목불상 와불이 보였습니다. 인도네시아 통 향나무를 붙임새 없이 다듬어 조각됐다고 하는데요. 현재 영국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으니 그 대단함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언덕을 오르자 와우정사의 대웅보전이 나왔습니다. 대웅보전은 현세불인 석가모니가 봉안돼 사찰의 가장 중요한 곳으로 여겨지는 전당입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세히 살펴봤는데요. 사찰 목조건축물에 그려지는 무늬인 단청이 없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다른 건물과는 달리 정갈하고 소박한 매력을 드러내고 있었죠.
대웅보전 안에는 관세음보살, 아미타여래좌상, 비로자나불, 석가여래좌상, 대제지보살의 장육존상 오존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황동 85,000근을 인도에서 공수해 제작된 불상들입니다.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세계 최대 크기의 장육오존불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대각전을 찾아갔습니다. 대각전(大覺殿)은 불자들을 크게 깨닫게 만든다는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과연 사찰 중심에 놓인 백옥의 불상에서 종교적 신성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석가모니가 인도 붓다 가야의 마하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6년간 고행을 하고, 깡마른 모습으로 성불한 형상이라고 합니다.
■ 이색적인 돌탑과 불상으로 경험하는 신비한 불교의 세계
사찰을 모두 둘러본 뒤 출구로 향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마치 진안의 마이산 돌탑을 연상시키는 광경을 만났습니다. 무수한 돌탑 아래에 오백나한상, 약 500개의 부처님 불상이 쌓여 있었죠.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고 굳건히 버틴다는 것이 무척 신기했습니다. 와우정사는 이처럼 진귀한 볼거리가 많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와우정사를 돌다 보면 동남아의 사찰을 구경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네팔 불상 등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불상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죠. 수많은 불자가 이곳을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용인 와우정사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와우정사는 푸른 신록에 둘러싸인 연화산 자락에 있어 산책에도 좋은 곳인데요. 커다란 부처님 불상 뒤에는 작은 동물원도 있으니, 이번 주말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용인 와우정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