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요즘, 문화생활이 간절해지는데요. 주변 미술관으로 나들이를 떠나고 싶어도 다소 어려운 분위기 탓에 망설인 기억, 다들 있으시죠? 수원 북수동 성당에는 그런 분들을 위한 친근한 미술관이 있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는 <뽈리화랑>이 그 주인공인데요. <뽈리화랑>으로 가볍게 봄나들이를 떠나볼까요?
<뽈리화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북수동 성당 안의 옛 소화초등학교 건물을 그대로 활용한 곳입니다. 1층의 3개 교실을 리모델링해 2007년부터 화랑으로 개방하고 있는데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뽈리화랑>에 들어서면 일렬로 늘어선 교실과 긴 복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래된 학교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 고즈넉하면서도 정돈된 느낌을 주는데요. 차분한 마음으로 한 곳, 한 곳씩 순서대로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첫 번째 전시실을 방문했습니다. 이 전시실은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인들에게 대여해주는 공간입니다. 외부 사진전, 학생 작품전, 장애인들의 공예품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데요. 조명 등 전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많은 분들이 대관을 원하고 있답니다. 이용 전에는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요할 정도라고 하네요. 참, 기획전시 특성상 준비 기간이 있으니 방문 전에 전시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겠지요?
<뽈리화랑>의 두 번째 전시실부터는 상설전시가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천주교 박해 당시 신자들을 고문했던 형구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쇠사슬이나 철퇴, 몽둥이 등을 비롯한 다양한 고문기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실 한 켠에는 수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화성 주변의 지도도 있어 순교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종로 네거리, 토포청, 동남각루 등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현장이 담겨있습니다.
전시실을 모두 둘러본 후 밖으로 나가면 차 한 잔에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휴게공간이 있는데요. 널따란 평상에 둘러앉아 소감을 나누며 잠시 쉼표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요. 포근한 봄바람을 느끼며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기 참 좋은 곳입니다.
지금까지 둘러본 <뽈리화랑>은 예술가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공간이고, 천주교도들에겐 성스러운 공간이며, 이웃들에겐 쉽게 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소박한 공간이었는데요. 누구에게나 열려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뽈리화랑>. 봄나들이로 <뽈리화랑>을 방문하는 건 어떨까요?
[뽈리화랑 찾아가는 길]